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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의 미국 판매차량 엔진 리콜이 심상치 않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9-01-17 15:3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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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자동차 17만 대가량을 전격적으로 리콜하기로 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엔진 품질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17일 현대기아차와 로이터 보도 등을 종합하면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이 16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리콜은 과거 2015년과 2017년에 진행했던 리콜의 후속조치 성격을 띠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의 미국 판매차량 엔진 리콜이 심상치 않다
▲ 현대기아차의 한 차량이 미국 고속도로 주행중 화재로 갓길에 정차돼 있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고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기존에 리콜했던 자동차 가운데 엔진이 교체된 쏘나타와 싼타페스포츠 등 자동차 10만 대를 리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동일한 이유로 자동차 6만8천 대를 리콜한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리콜 대상에 올린 차량이 이미 과거에 한 차례씩 조치받았던 차량들이라는 점에서 이번 리콜 조치는 사안이 가볍지 않을 수 있다.

미국 검찰이 과거 현대기아차의 리콜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주 검찰은 고속도로교통안전국과 공조해 2018년 말 현대기아차의 과거 리콜 과정을 놓고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검찰은 현대기아차가 2015년과 2017년에 실시한 리콜의 신고시점과 리콜 대상차종의 범위가 적절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반적으로 한 자동차회사가 실시한 리콜을 놓고 사후 검증하는 차원에서 리콜 적정성 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문제를 크게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 검찰의 조사가 현대기아차에 생각보다 큰 부담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국 검찰이 고속도로교통안전국과 협의해 이미 진행된 리콜을 재조사한다는 것은 문제 혐의가 존재한다는 의심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과실이나 책임이 인정되면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엔진 결함을 이유로 2015년과 2017년에 자동차를 각각 47만 대, 130만 대씩 리콜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리콜을 통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엔진을 교체했다. 현대기아차는 당시 리콜 과정에서 고압 연료펌프가 잘못 설치됐거나 손상됐을 가능성을 최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이 문제가 엔진 발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리콜을 다시 실시해 연료 튜브부터 고압 연료펌프 부분의 설치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정지(셧다운)에 따라 리콜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가 리콜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고 있어 이번 리콜의 원인을 파악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계속 엔진 결함 논란에 휩싸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리콜도 결국 엔진 문제와 연관된 것일 수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2015년과 2017년, 그리고 이번 조치까지 포함해 세 차례 실시한 리콜에서 대상 차량으로 올린 차량은 모두 세타2엔진을 장착한 차량이었다.

세타2엔진을 장착한 자동차에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는 미국에서 2018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교통당국에 접수되는 현대기아차의 ‘비충돌 엔진 화재’와 관련한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 하반기에 하루 평균 1~2건씩 접수되고 있다.

미국 비영리 자동차 소비자운동단체인 더센터포오토세이프티(CAS)는 2018년 10월에 공식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비충돌 화재사고와 관련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한 이래로 최근 사고 대상 차량들에서 하루에 한 번 꼴로 화재사고가 보고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차량 약 290만 대를 리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상원이 현대기아차 차량 화재와 관련해 미국 법인의 최고경영자를 불러 화재사고 관련 청문회를 열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을 정도다.

엔진 결함이 의심되는 차량을 보유한 미국 고객들이 미국 로펌에 의뢰해 현대기아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도 최근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세타2엔진 결함과 관련해 미국 공장에서 엔진을 생산하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을 뿐 설계와 관련된 근본적 결함은 없다는 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리콜을 통해 엔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비가 다소 소홀했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려 이번에 리콜을 실시하게 된 것"이라며 "세타2엔진과 관련한 논란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이번에 실시하는 리콜을 통해 지출하게 될 비용은 공임과 연료관 가격 등을 감안할 때 약 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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